한때 ‘공무원 시험의 메카’로 불리던 노량진. 수많은 고시생들이 모여들며 학원가와 컵밥 거리, 고시원 상권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 있었죠. 그러나 2025년 현재, 노량진은 더 이상 그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. 폐업한 학원들과 텅 빈 고시원, 유동 인구조차 찾기 힘든 거리의 풍경은 노량진의 몰락을 여실히 보여줍니다.
경쟁률 '반토막', 더 이상 선망의 직업이 아닌 공무원
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이미 수치로 증명됩니다. 2011년 구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93.3:1이었던 것에 비해, 2024년에는 21.8:1까지 하락했습니다.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, 낮은 급여, 조직 문화 등의 이유로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탓이 큽니다.
이로 인해 실제로 합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MG세대 공무원들도 많습니다.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5년 차 미만 공무원의 60~70%가 퇴사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그 심각성을 보여줍니다.
학원가는 텅 비고, 고시원은 사라지고
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의 발길이 끊기자 노량진의 상권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. 한때 수십 개에 달하던 학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, 현재 운영 중인 고시원은 10개도 채 되지 않습니다. 거리 곳곳에는 ‘임대’ 안내문이 붙어 있고, 컵밥거리마저 대부분 영업을 중단한 모습입니다.
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조차 한산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. 한때는 긴 줄을 서야 했던 대형 학원도 폐업하면서, 학원가의 상징이던 거리마저 폐허처럼 변해버렸습니다.
온라인 강의로 쏠리는 수험생들
이제 대부분의 수험생은 노량진이 아닌 온라인으로 이동했습니다. 이는 오프라인 학원과 관련 사업자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. 공무원 시험 대표 교육 기업인 에듀윌과 메가스터디조차 해당 사업 부문 매각을 진행했을 정도죠.
노량진의 미래: 뉴타운 재개발
노량진의 몰락과 동시에 눈에 띄는 변화도 있었습니다. 바로 ‘노량진 뉴타운’ 재개발 사업입니다. 총 8개 구역에서 9천 세대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며, 현재 일부 구역은 조합원 분양까지 마무리된 상태입니다. 공시생이 떠난 자리에 청년 안심 주택과 새로운 주거단지가 들어서며, 노량진은 또 다른 방향으로 재편될 전망입니다.
과거의 영광은 돌아올 수 있을까?
노량진 학원가와 고시촌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. 공무원 시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상권의 부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. 재개발 이후 새로운 주거지로서의 기능은 하겠지만, 고시촌이라는 정체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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